생활/문화] - 사스, 한국은 왜 안걸리나 [매일경제 2003-04-11 15:00:00]
'아시아에서 왜 우리나라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생기지 않는 걸까' 사스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대륙으로 까지 퍼지고 사망자수가 100명을 돌파하자 최근 인터넷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치를 먹기 때문에 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김치때문에 환자가 안생긴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이웃나라 일본과 우리나라만 아직 감염자가 없는 이유를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아마도 두나라 국민의 위생의식이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높은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스의 근원지인 중국 광둥지방의 경우 홍콩주민들이 소비하는 돼지와 닭들을 키우는데 대부분 축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집 안에서 동물과 같이 산다"며 "사스의 원인균으로 추정되는 코로나 바 이러스가 가축으로부터 감염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는 덜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스가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감염자들이 단순감기로 알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스환자가 국내에 들어왔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치사율이 높은 질병으로 알려져있 으므로 증상이 있는 경우 벌써 보건당국이나 병원에 신고가 들어왔지 않겠느냐"며 국내 유입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사스에 관한 두번째 수수께끼는 '어린이들은 왜 감염돼지 않는가'다.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스환 자는 25~70세 사이의 건강한 사람이었으며 최연소 감염자는 16세다.
보건원 관계자는 "의학교과서에는 이번 사스의 원인균으로 추정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아에게서는 잘 발견돼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긴 하다"며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때 환자와 아이들이 밀접한 접촉을 가질 기회가 적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스를 둘러싼 갖가지 미스테리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이른바 '음모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음모론의 요지는 미국이 이라크 전과 관련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사스 공포를 과장한다는 것이다.
S병원 내과 전문의는 그러나 "일반 폐렴보다 치사율이 낮은 사스에 대해 WHO가 필요이상으로 과민반응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을 어떻게 조작할 수 있겠냐"며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