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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불티나게 팔린다 |
포장김치 불티나게 팔린다
[헤럴드경제 2004-08-11 11:32]
폭염탓 배추ㆍ무 등 부재료값 3배 껑충 "김치값이 金값"
홈쇼핑 주문량 폭주 "없어서 못팔아" …공장도 24시간 풀가동
폭염으로 인한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김치 대란이 일고 있다. 김치 부재료 값이 크게 올라 포장김치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갑자기 늘어난 수요로 포장김치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오후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황정숙(55ㆍ서울 개포동) 씨는 배추 한 포기를 들었다 다시 놓았다. 그는 "값이 너무 비싸요. 김치 값이 금(金)치 값이네요. 차라리 포장김치를 사먹어야겠어요" 라고 말했다.
농협유통은 11일 현재 배추 한 포기(정상가 기준) 가격이 280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75%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같은 날과 비교했을 때도 40% 상승한 값이다. 무 역시 한 개 가격이 3300원으로 한달 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값이 올랐다.
농협유통 측은 "현재 배추 한 포기 산지가격이 2600원, 무는 3200원으로 치솟았다" 며 "값이 갑자기 오르다 보니 물가 안정 차원에서 마진을 최대한 낮추고 있지만 현지 사정이 좋지 않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고 전했다.
소매시장에서도 김치 부재료 폭등세가 더욱 거셌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한 포기 값은 328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65% 증가했다. 한 달 새 무는 136%, 파는 120%나 값이 올랐다. LG마트에선 무가 3980원으로 불과 한 주 전에 비해 53% 올랐다.
민경희(28) 하나로마트 채소 담당은 "예년에도 여름이면 채소 값이 오르긴 하지만 올해처럼 폭등하지는 않았다" 면서 "무더위 때문에 밭에서 썩어나가는 배추가 많고 시장에 나온 배추 역시 알이 영글지 못하고 값만 비싸졌다" 고 설명했다. 그는 "배추를 한 포기 단위로 포장하지만 워낙 비싸다보니 찾는 고객이 없다" 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배추ㆍ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포장김치가 덩달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비싼 돈을 주고 김치를 담가 먹기보단 포장김치를 사먹는 게 더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장김치 특수는 이미 배추, 무 값이 치솟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본격화했다. CJ홈쇼핑은 7월 한 달 동안 3만7000여세트(12억원)의 김치를 팔아 작년 동기에 비해 50% 늘었다. 포장김치 매출은 8월에도 여전히 50% 이상 가파른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영 CJ홈쇼핑 식품담당 MD는 "배추와 무 가격이 폭등한 최근 들어 포장김치 수요가 작년에 비해 40~50% 정도 치솟고 있다" 고 말했다. LG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도 마찬가지다. 포장김치가 불티나면서 홈쇼핑업체들이 방송 횟수를 늘리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지난 6월 주 1회하던 포장김치 영업방송을 지난달부터 주 3회로 확대 편성했다. 이 업체는 8월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정도 높은 15억원으로 잡았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1회 방송당 포장김치 판매량을 3000세트로 제한하는 등 물량조정에 들어갔다. 포장김치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이다. 두산은 요즘 들어 종가집김치의 판매량이 작년 7~8월보다 무려 35% 이상 급증했다. 택배 주문은 하루평균 1500건으로 증가폭이 50%를 웃돌았다.
한성김치, 동원 양반김치, 풀무원 김치 등도 별반 차이가 없다. 박재희 두산 마케팅팀장은 "강원 횡성공장과 경남 거창공장이 하루 14시간씩 풀가동하고 있지만 폭주하는 주문량을 맞추지는 못하는 상황" 이라며 "배추와 무 가격이 내리지 않는 한 이 같은 이상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부,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김치 수입량이 2만3244t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9%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 중 김치수출량은 1만7278t으로 작년 동기 대비 8.8% 증가에 그쳤다.
최남주ㆍ조현숙 기자(calltaxi@heraldm.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