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어린이동화]김치치군·깍두두양 ‘김치’찾아 삼만리 |
‘호빵맨’, ‘세균맨’ 등 동심의 세계에서는 무엇이든지 ‘사람’이 될 수 있다. 이제 ‘김치맨’도 등장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나보다 작은 형> 등 아이들의 마음을 투명하게 그려내온 ‘이야기 아줌마’ 임정진씨의 <치치와 두두의 모험> 1, 2권은 김치를 주인공 삼아 발랄하게 써내려간 ‘김치 환상곡’이다. 김치를 너무 좋아하는 ‘김치치’(치치)와 단짝인 ‘깍두두’(두두)가 겪는 요절복통의 사건들이 만화처럼 그려져 있다.
모험은 치치가 양파 대장에게 바칠 김치의 국물을 모조리 마셔버린 데서 시작한다. 야채족 마을에서 쫓겨난 치치는 인간족 마을에서 사진관에 취직한다. 사진관에서 흘러나오는 사진사의 ‘김~치!’라는 말에 이끌려서다. 봉급은 안 받아도 좋단다. 김치를 원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조건이다. 날마다 배추김치 한통을 먹어치우며 일하던 치치는 그만 사진관에서 쫓겨나고 만다. 암실에 빛을 비추는 바람에 배추 할아버지와 무 할머니의 칠순잔치 필름을 엉망으로 만든 것이다.
치치가 암실에 빛을 비춘 이유는 늘 ‘김~치!’를 외치며 사진을 찍을 만큼 김치를 사랑하는 주인 아저씨가 일하는 그 어두운 곳에 맛있는 김치를 숨겨놓은 게 아닐까 궁금해서다. 쫓겨난 치치는 배추 할아버지와 무 할머니의 5남매 자식들이 운영하는 김치공장에 들어가 백화점에서 김치를 파는 일을 하게 된다.
일본 ‘기무치맨’의 도전을 물리치고, 김치 판매를 위한 광고모델로 데뷔하는가 하면, 급기야 치치와 두두는 세계식품전시회에 참가해 김치에 최우수 식품상을 안긴다. 기념촬영을 하는 사진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헤이, 에브리바디. 세이, 김치.”(여러분, ‘김치’ 하세요)이다.
이 만화 같은 동화책을 읽다보면, 어른들까지 곳곳에서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배추밭에 농약을 치는 뿌려맨을 설득하는 아주 단순한 진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배추벌레도 안 먹는 배추라면 이건 좋은 배추가 아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김치를 먹게 할까’라는 부모의 고민을 상당히 덜어줄 만한 책이다. 일본 ‘기무치맨’과의 한판 승부에서는 김치에 풍부한 유산균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고, 깻잎·호박·고들빼기·우엉·백김치 등 무궁무진한 김치의 종류에 놀라는 재미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임정진 글 김유대 그림 (푸른숲/ 1, 2권 각 7500원)
자료출처 : 한겨레신문 2003년 4월 13일 조준상 기자
|
